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거액을 배상해야 할 처지에 놓인 삼성전자 주가가 27일 무려 7.45%(9만5000원) 폭락하며 11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하루 하락률로는 2008년 10월 24일 리먼 사태로 13.8% 대폭락을 겪은 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하루 만에 시가총액은 14조원이 증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 배심원단이 내린 배상액 10억5185만달러(약 1조2000억원)의 11배가 넘는 돈이 허공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배상액 절대금액보다는 이번 판결로 인한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덮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주 판결 전 우려감에 1.5% 하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애플의 일방적인 승리로 결론나면서 이날 폭락을 면치 못했다. 장 초반부터 매도세가 몰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주가가 100만원을 넘어 애플과 함께 스마트폰 양강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은 상태에서 특허소송에서 진 것이라 시장의 충격은 더욱 컸다.
사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감안하면 배상액(약 1조2000억원) 자체가 주는 부담은 그리 큰 게 아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27조원. 순이익은 22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테크팀장은 "배상액을 반영하면 올해 주당순이익(EPS) 기준으로 보면 약 5%가 떨어지는 수준으로 소송 전부터 주가가 약세를 보인 점과 오늘 주가 하락까지 감안하면 EPS 감소 예상액보다 주가 하락이 훨씬 크다"며 "배상액보다는 향후 삼성전자 제품 판매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기기당 배상액은 평균 46.4달러, 기기 가격당 배상액 비율은 12.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배상액이 삼성전자의 이익규모에서는 작은 부분이지만 당초 애플이 요구한 것에 비하면 2배에 달하는 큰 금액"이라며 "단기적이고 현실적인 리스크는 (오늘 하락을 포함해) 10~15% 하락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 배상액이 예상보다 큰 만큼 당장의 배상액보다는 향후 판매금지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추가 소송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주가를 단기적으로 크게 짓누를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날 상당수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내던졌지만 상당수는 숏커버링에 나선 점도 눈에 띄었다. 이날 국내 기관들의 순매도 1위(약 3359억원)였지만 외국인들은 169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동안 주가 하락을 노리고 삼성전자를 공매도했던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자 주식을 매수하며 숏커버링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경제변동 > 기업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웅진그룹, 극동건설 법정관리 신청 (0) | 2012.09.27 |
---|---|
안철수 테마주 (0) | 2012.09.20 |
삼성의 2012런던마케팅 (0) | 2012.08.05 |
스마트폰 고화소 경쟁 카메라부품株 휘파람 (0) | 2012.06.21 |
SK하이닉스, 美 LAMD 인수 (0) | 2012.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