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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규상장(IPO)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혀왔던 현대오일뱅크가 결국 상장을 포기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 둔화 여파로 벤치마킹 대상인 정유화학업종 주가가 급락해 제값을 받고 상장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상장 포기로 가뜩이나 움츠러든 올해 IPO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염려된다. 카페베네 실트론 등 IPO 예상 기업들도 상장을 미루는 분위기다.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올해 가장 큰 기대주로 꼽히고 있는 산은지주 상장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이유로 상장에 회의적인 시각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공모 규모는 최대 2조원으로 올해 공모 예상 기업 중 최대 규모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을 포기함에 따라 올해 IPO 시장은 2000년 이래 최악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15일 "유로존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국내외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투자자 심리 위축이 이어져 기업공개를 위한 제반 여건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했다"며 IPO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날 상장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에 기업공개 철회 요청서를 발송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4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으나 두 달 만에 포기를 결정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을 포기한 것은 에너지 화학업종 업황이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신규상장 기업은 같은 업종 상장사 주식가치를 토대로 공모가격을 결정한다.

그런데 SK이노베이션 S-Oil등 기존 정유업체 주가는 유로존 위기와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가격 하락 여파로 급락한 상태다. 원유 가격 하락은 정유주에 최대 악재다.

또 현대오일뱅크 원유 수입 물량 가운데 약 20%를 이란에서 수입하는 것도 발목을 잡았다. 이란 경제 제재에 따른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위기가 부각된 탓이다.

올해 들어 5월까지 IPO 기업 수는 10개(유가증권시장 3개, 코스닥 7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공모 규모로 보면 상태는 더욱 심각하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3개 기업 공모 규모는 2935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2조9000억원 수준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 그친다.

기존 유통시장 거래량이 급격히 줄고 있는 와중에 신규 상장 물량까지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 외면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IB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와 유럽 재정위기가 극적으로 해소되지 않는다면 올해 IPO 시장은 더 이상 기대할 게 없을 정도로 최악이 될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상장사들 기업가치가 워낙 낮기 때문에 실적이 괜찮은 비상장 기업으로서는 굳이 올해 상장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며 "하반기에도 일부 코스닥 기업을 제외하면 큰 기대를 하기 어려워 다들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오일뱅크 상장 포기 여파로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 주가는 이날 장 초반 2% 넘게 급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