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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변동/경제흐름

한국 신용등급 Aa3 사상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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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 역대 최고 등급을 갈아치웠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격상한다고 27일 밝혔다. 또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부여해 당분간 등급 유지를 시사했다. Aa3는 무디스가 부여하는 등급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단계로 우리나라가 무디스에서 받은 역대 최고 등급이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직전만 하더라도 A1(다섯 번째) 등급을 유지했지만 1998년 5월 Ba1(열한 번째) 단계까지 곤두박질쳤다.

앞서 무디스는 2010년 4월 `A2`에서 `A1`로 올린 뒤 올 4월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변경해 등급 격상을 시사했다.

현재까지 무디스의 Aa3 이상 등급을 받은 나라는 88개국 중 우리나라를 포함해 26개국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이 1조달러 이상인 15개국으로 범위를 좁히면 Aa3 이상을 받은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9개국에 불과하다. 그만큼 재정건전성 등 다방면에서 조건을 충족해야 달성 가능한 수준이다.

최고 수준인 Aaa 안정적 등급을 부여받은 국가는 캐나다, 호주 2개국이며 한국은 중국(긍정적) 일본(안정적)과 동일한 수준이다.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처음으로 더블A로 올라 리그가 달라진 것"이라며 "외화자금 조달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고, 무디스의 이번 등급 상향 조정으로 다른 신평사들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가 부여한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은 여전히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S&P는 1997년 AA- 등급(네 번째)을 부여했지만 현재 A등급(여섯 번째)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피치는 AA-(네 번째)에서 A+(다섯 번째)로 한 단계 낮춰 유지하고 있다.

[이상덕 기자 / 김정환 기자]

■무디스, 한국신용등급 Aa3 격상 효과는…
가산금리 내려 1조 해외조달때 15억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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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격상하면서 `글로벌 평판위험(reputational risk)`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판위험이란 외부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시장에서 신뢰를 상실해 발생하는 리스크를 뜻한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로 선진국 평판 리스크가 최악으로 치달으며 신흥시장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진행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격상은 그만큼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1조달러 이상인 15개 국가 중에 무디스에서 Aa3 이상 등급을 받은 나라는 캐나다 호주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한국 등 9개국에 불과하다.

G7 국가 중 이탈리아를 제외하고 한국 호주 중국이 포함된 수준이다.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중국을 제외한 브릭스 국가들은 여전히 Baa 단계에 놓여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무디스는 그리스 스페인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에 대해 신용등급을 잇달아 강등했다.

그만큼 투자 유인과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문가 판단이 우세하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이번 평가에서 한국이 지정학적 리스크, 외화유동성 문제 등 그동안 저조한 평가를 받았던 이벤트 대응능력 부문에서 많이 득점했다"며 "글로벌 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은성수 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통상 가산금리, 차입금리가 떨어지는 만큼 이익이 발생한다"면서 "신용등급이 한 등급 오를 때마다 가산금리 하향폭이 10~15bp(bp는 100분의 1%)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할 때마다 미국 재무부 채권금리에 추가금리를 지불해 자금을 조달한다. 국가신용도가 높아질수록 가산금리는 낮아지므로 그만큼 조달 비용은 줄어든다. 예컨대 외평채를 10억달러 발행한다면 최대 150만달러에 달하는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또 이번 격상으로 다른 국제 신평사들의 연쇄 상향 조정에도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신 애널리스트는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올리면서 S&P와 격차가 두 개 등급으로 벌어졌다"면서 "S&P로서는 그만큼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등급 전망을 올린 피치와 함께 S&P도 연내 신용등급을 1등급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현재 S&P와 피치로부터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도 못 미치는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상 일본과 같아졌다고 하더라도 자금 조달 환경마저 동일한 수준에 미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 엔화가 보편적인 수준의 결제통화로 통용되고 있는 데 비해 원화는 아직 국제통화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등 통화 안전성 면에서 격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편 시스템 리스크에 민감한 은행주는 이날 국가신용등급 상승 영향을 크게 받았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금융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 상승해 0.1% 하락한 코스피와 큰 온도차를 보였다. 우리금융(4.09%) KB금융(3.67%) 신한지주(2.63%) 등 대형 은행주가 상승 온기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