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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변동/경제뉴스

한국 금융시장 판 뒤흔드는 中안방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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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방보험이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한 데 이어 독일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도 인수한다. 보험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이 추가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더 키워 국내 보험시장을 재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방보험이 보험사 인수에 이어 카드·캐피털사까지 사들인 뒤 금융지주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6일 안방보험은 독일 알리안츠그룹과 알리안츠생명,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한국법인에 대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2000억~3000억원 수준에서 매각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날 안방보험과 알리안츠생명 고위 관계자가 금융감독원을 방문해 매각 배경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외국 기업이 국내 보험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추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계약 체결 이후 실사 기간과 승인 신청 후 심사 기간 등을 감안하면 최종 승인에 대한 결론이 나기까지는 6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이미 동양생명을 1조1300억원에 인수하면서 한국 보험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이번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인수까지 더하면 2015년 말 자산 기준 39조원으로 NH농협생명(57조원)에 이은 5위 보험사로 올라서게 된다.

최근 안방보험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보험시장에서 몸집을 키워 본격적인 영업을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안방보험 역시 "우리는 한국 금융시장 성장에 기여하는 강력한 장기적 파트너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은행 카드 캐피털사 등을 인수하고 금융지주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장기적인 글로벌 전략에 맞는 투자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안방보험이 추가적인 국내 보험사 M&A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는 ING생명, KDB생명, PCA생명 등이다. 이 중 자산 기준 5위를 기록 중인 ING생명 인수 시 안방보험이 의미 있는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방보험이 ING생명까지 인수하면 총자산 69조원으로 3위인 교보생명(87조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대형 보험사로 성장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안방보험은 아직까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ING생명은 2013년 12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1조84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인수대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그렇게 되면 안방보험은 기존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인수대금까지 합해 대략 4조원의 자금을 한국 시장에 쏟아붓게 돼 안방보험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릴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전망이 있다.

하지만 침체되고 있는 국내 보험시장에서 국내 보험사들은 자금이 넉넉지 않고 중국을 제외한 다른 미국·유럽계 보험사들은 한국 철수를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라 안방보험이 ING생명 인수에서도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방보험이 국내 보험시장에서 몸집을 불리는 것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많다. 모 보험사 CEO는 "저금리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한국 보험업계는 규모보다는 내실 위주의 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이 2020년 도입되기 전 자본금을 많이 쌓아야 하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동양생명이 전일 대비 2.9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투자자들도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긍정적인 시각으로만 보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안방보험은 전 세계 3500만명 이상 고객을 둔 종합보험회사로 생명보험, 손해보험, 건강보험, 연금, 은행업 및 자산운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5위권 보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