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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변동/경제흐름

한·EU FTA 비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 바이어들은 벌써 움직이고 있다”

7월 1일 비준 발효 맞춰 판매단가 등 재조정… 우리도 서둘러야


[한·EU FTA 비준 급하다] 중소기업인의 희망

기업인들은 한·EU FTA 비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준이 안되면 어렵사리 찾아온 성장의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류만현 일심글로발 대표가 중소기업인들의 초조한 심정을 담은 글을 보내 왔다.

 류만현 일심글로발 대표
류만현 일심글로발 대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만 같던 한·EU FTA 비준이 번역 오류라는 문제가 발생하며 그 일정이 지체되고 있다. 그간 알려졌던 7월 1일 비준 발효에 맞추어서 유럽 지역 바이어들과 새로운 가격협상, 납품일정 변경, 신제품 출시 및 마케팅 일정 등을 논의하며 많은 준비를 하고 있던 중소기업들에 가슴 졸이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예전의 기억을 돌이켜 보면, 7월 1일 비준 발효가 준수되지 못했을 때 또다시 새로운 비준절차를 마무리짓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게다가 리비아 내전 등의 중동사태와 그에 따른 유가폭등, 그리고 일본 대지진 참사 같은 예상하지 못한 사건들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여기에 새로운 이슈들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면 한·EU FTA 비준이 묻혀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EU FTA 비준일정이 지연되면 우리 중소기업인들은 실질적으로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EU와 교역을 하는 상당수의 중소기업들은 이미 7월 1일 비준 발효에 맞추어 철폐되는 관세율을 감안하여 주문을 냈다. 이에 유럽 지역 바이어들은 현지 판매일정을 조절해 가면서 새롭게 제시한 가격에 맞추어 판매단가 및 계획을 세워 둔 상태이다.

만약 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 수출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장 손해를 감수하고 가격을 다시 내려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아무리 우리 국회에서 문제가 생겨 비준일정이 늦춰지게 됐다고 양해를 부탁한다 한들 EU 지역의 상대 기업들에서 돌아올 답변은 “그것은 너희들 문제이고 그와 관련된 손해는 너희들이 감수해야 한다”는 말뿐일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각종 원자재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이다. 지난해 여름 킬로그램당 1.6달러 수준이던 폴리에스터 원사 가격은 중동사태와 일본대지진 참사를 겪으면서 3월 말 현재 4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4월에도 추가 인상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런 와중에 우리 국회에서 조속히 한·EU FTA를 비준하고 예정대로 7월 1일에 발효가 된다면, 중국 및 일본 제품들과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인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관세철폐를 통해 상대적으로 가격 우위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일 하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을 감안하더라도 FTA 비준은 예정대로 처리되어야 한다. 물가상승을 이유로 원·달러 환율 하락이 용인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FTA 비준은 환율 하락으로 어려움에 처한 수출 중소기업들에 환율 하락 여파를 이겨내는 힘을 줄 것이다.

고환율·인플레 악재 속 새로운 모티브


대기업들은 현재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화려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절대다수의 수출 중소기업들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환율 하락 등으로 이윤이 계속해서 줄어들어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ㆍEU FTA 비준을 통한 관세철폐는 어려움에 처한 수출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여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모티브가 될 것이다. 부디 번역 오류라는 이유로 수출 중소기업들의 절박한 소망이 외면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일심글로발은 극세사 클리닝 섬유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전 세계 35개국, 90여개 업체에 수출을 하고 있다. 최근엔 창문 청소 전문 로봇을 개발해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