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의 중심은 나/정보모음

승자의 함정


편집자주

우리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이를 함정(pitfall)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역설(paradox)이라 하기도 합니다. 소득과 행복이 비례하지 않고 소득과 환경수준이 비례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우리 주변의 이러한 대표적인 함정들을 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가 소개합니다.

 

상처뿐인 영광

승자가 되기를 애써 거부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보통 사람들은 승자가 되기를 매우 갈망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다른 사람을 눌러 승진을 하고 공모전에서 다른 사람에 비해 탁월한 실력으로 1등 상을 쟁취하는 것을 누가 싫어하겠는가? 국가 간 전쟁, 기업 간 경쟁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치열한 경쟁의 현장에서 승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런데 때에 따라서는 승자가 돼도 상처뿐인 영광일 때도 많다. 국회 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의 비리가 낱낱이 드러나면 청문회를 통과해 장관 자리를 꿰찼어도 평판은 이미 땅에 떨어진 다음이다. 어려운 시험을 패스했어도 미리 시험지를 몰래 입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시험 패스 자체가 취소되기도 한다. 미술품 경매장에서 분위기에 들떠 높은 가격을 호가해 낙찰을 받았어도 나중에 너무 비싸게 샀다는 사실을 알면 후회만 가득하다. 어떤 기업이 매물로 나왔을 때 기업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과 숨겨진 부채 등 불리한 조건으로 인수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면 인수한 것 자체가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뿐이다.

 

선거를 보자. 정도를 벗어난 방법으로 일단 표를 얻어 국회의원이 되거나 당 차원에서는 다수당이 되기 위해 국민들이 원하는 공약들을 무차별적으로 내놓아 당선이 된다. 하지만 결국 허무맹랑한 공약들을 지키지 못함으로써 국민의 미움을 사게 되고 다음 선거에서 외면당하고 만다. 보통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아슬아슬하게 커트라인을 넘겨 합격한 과학고나 외국어고 같은 특수고등학교가 나중에 대학 진학의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 특수고등학교에 합격했지만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 비해 현저히 높은 아이들의 성적 때문에 좋은 내신을 획득하지 못해 결국 좋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