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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변동/경제흐름

건설.조선사...2차 구조조정 평가대상기업

건설ㆍ조선사 퇴출ㆍ워크아웃 20% 넘을듯
신창건설 후폭풍에 은행 2차 구조조정 잣대 엄격해져

2차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워크아웃에 들어갈 건설ㆍ조선사의 숫자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1차 구조조정 당시 B등급을 받았던 신창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은행의 부실평가에 대한 비판이 높아진 탓에 채권단 잣대가 한층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2차 구조조정 기업들을 자체 분석한 결과 워크아웃이나 퇴출 대상인 CㆍD등급이 최소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차 구조조정 당시에는 14%에 그쳐 은행들이 몸을 사린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우선 2차 구조조정에서 바뀐 비재무 항목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는 업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신설된 차입금 조달구조 항목에서 B등급 이상을 받으려면 전체 대출금 중 은행 등 1금융권 대출이 90%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평가 대상 일부 건설사가 2금융권 부채가 많아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자본 규모도 2000억원 이상만 A등급이 가능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대상 업체들의 최종 자료를 받지 못했지만 A등급을 받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1차 구조조정 때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기업들인 만큼 퇴출되더라도 시장이나 은행에 큰 영향이 없다"며 "CㆍD등급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규모가 작다 보니 퇴출에 따른 경제ㆍ사회적 파장이 작고 업체나 정치권의 로비와 압력도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재무상태가 일부 미흡한데도 사회적 파장 걱정 때문에 주관적인 평가점수를 조정해 C등급을 B등급으로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창건설 사건으로 은행들도 뒷감당에 대한 염려가 커져 지난번처럼 서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나중에 문책을 당하느니 차라리 퇴출시키는 게 낫다는 말도 나온다"고 털어놨다.

농협 관계자는 "부실심사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1차 때보다 꼼꼼하고 치밀하게 평가하고 있다"며 "사업장 현장실사 일정도 1차 구조조정 때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상시평가로 이미 신용위험 평가가 끝난 업체들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3곳 건설사 중 일부와 조선사 1곳은 이미 신용위험평가가 끝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평가대상 조선사 4곳 중 한 곳인 모 중공업은 이미 주거래 은행의 워크아웃 담당부서로 넘어가 있는 상태다. 사실상 CㆍD등급으로 확정된 것이다.

한편 2차 구조조정 심사대상 업체는 건설사 74곳, 조선사 4곳으로, 농협이 15개 업체의 주채권 은행을 맡고 있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출 500억원 이상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대상은 9곳이고, 100위권 내 건설사는 11곳으로 파악됐다.

국민은행은 신도종합건설 요진산업 대아건설 등 14개사를 평가하고, 우리은행도 STX건설 CJ개발 대우조선해양건설 등 건설사 12곳과 YS중공업 등 조선사 1곳에 대한 평가를 맡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테크건설 삼환까뮤 세코중공업 등 8곳, 하나은행은 SC한보건설 신동아종합건설 등 3곳, 외환은행은 프라임개발 등 3곳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다.

1차 때와 달리 지방은행들이 크게 늘어 광주은행은 지오해양조선 TKS 등 조선사 2곳을 포함한 7곳, 부산은행은 경동건설 삼미건설 등 2곳, 대구은행은 태왕 에스디건설 등 2곳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