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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변동/부자되기

한국의 부자 리스트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은 “김홍국 하림 회장을 만나면 ‘닭 모가지 비틀어서 돈 돼요?’라고 농을 걸지만 사실 김 회장의 하림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많은 대기업들이 전자나 IT 생명공학 같은 첨단 또는 미래산업 쪽만 보고 달려갔지만 그들이 외면한 섬유나 식품 등 전통산업에 실질적으로 돈이 되는 게 많다. 다수의 억만장자들이 그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LUXMEN이 에프앤가이드의 도움으로 지난해 11월 28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사의 대주주 지분가치를 조사한 결과 최대주주 지분가치가 1000억원이 넘는 상장사는 모두 460사나 됐다. 이 가운데 대기업집단과 금융기관을 제외하더라도 276사가 이 범주에 들었다. 국내 억만장자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인들이 흔히 말하는 ‘억만장자(Billionaire ; 실질적으로는 10억달러 이상)’ 반열에 드는 재벌 아닌 거부들도 14명이나 됐다. 한국 돈으로 주식가치 1조원이 넘는 사람들이다. 이외에도 실질적으로 이 수준을 넘어섰거나 조만간 그 수준에 오를 수 있는 거액 자산가들도 10여 명이 대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는 모바일 혁명 등으로 최근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거부가 된 이들도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전통산업 쪽에 숨은 부자들이 많았다.



IT 등 신산업 단기 급부상 부자 속출

단기간에 재산이 급격히 늘어난 부자들은 IT나 생명공학 쪽에서 두드러졌다. 대표적 인물이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다. 김 의장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다음카카오 지분 43.26%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 전 이재웅 대표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14.86%를 보유하고 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다. 김 의장은 본인 명의로 22.23%(1257만4461주) 본인의 개인 투자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 명의로 17.6%(995만3467주) 등 도합 39.83%(2252만7928주)를 보유하고 있다. 2.76%를 보유한 처남(형인우 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지 않더라도 김 의장이 직접 지배권을 행사하는 주식 가치만 3조3048억원에 달한다.

종전 IT부문 주식부자였던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이준호 네이버엔터테인먼트 회장과 결별하면서 개인 지분이 4.64%(153만945주)라고 공개했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를 이해진에서 국민연금공단으로 변경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의장은 현재 지분율 5% 이상인 주요주주 명부에도 들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이 의장의 지분가치는 1조157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생명공학 쪽에서 단기간에 급부상한 인물이다. 개인회사라고 할 수 있는 셀트리온홀딩스(지분 93.36% 보유)와 셀트리온지에스씨(지분 68.42%) 등을 통해 셀트리온 지분 22.4%(2319만1692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만 9238억원에 달한다. 손자회사인 셀트리온제약에 대해선 셀트리온을 통해 32.02% 등 33.55%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에 대한 서 회장의 간접 지분가치는 100억원에 달한다. 합하면 9338억원이다. 서 회장은 이밖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에스티 한스킨 드림이엔엠 등 비상장 자회사를 두고 있어 실질적 지분가치는 1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익래 다우그룹 회장은 아직 보유주식이 1조원대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실질가치는 알려진 것보다 큰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다우데이터를 중심으로 다우기술과 키움증권, 한국정보인증, 사람인HR, 다우인큐브 등을 손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김 회장의 다우데이터 지분은 61.55%(2197만35주)나 된다. 지분가치는 1436억원. 다우기술에 대해선 본인과 친인척 명의로 2.31%(104만주), 다우데이터 명의로 37.85%(1698만1380주)를 들고 있다. 본인명의로 들고 있는 지분이 122억원, 다우데이터를 통해 보유한 지분 가치는 1228억원이다. 키움증권에 대해선 다우기술을 통해 47.7%를 들고 있는데 지분가치는 3252억원이다. 사람인HR에 대해선 본인과 다우데이터 자회사인 다우기술, 손자회사인 키움증권까지 지분을 들고 있다. 또 한국정보인증은 다우기술과 다우인큐브 이머니를 통해 42.89%, 다우인큐브는 본인과 다우데이터 등을 통해 71.62%를 들고 있다.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회사 등으로 지분이 복잡하게 뻗어 있다.

이들 작은 계열사 3곳을 제외한 다우데이터 다우기술 키움증권 지분만도 6038억원이나 된다. 특히 다우기술이나 다우데이터 주가가 키움증권 지분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반영될 경우 김 회장 일가의 지분가치는 8000억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은 본인과 친족 명의로 인터파크 지분 36.36%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 가치는 1969억원이다. 인터파크를 통해 인터파크INT 지분 70.82%를 들고 있다. 이 지분에 대한 이 회장의 지분가치는 1797억원이다. 이를 합하면 5068억원에 달한다. 역시 지주회사인 인터파크를 통해 아이마켓코리아 지분 37.04%도 들고 있다. 이외에 이 회장은 요즘 뜨고 있는 모바일 결제회사인 옐로페이를 코넥스시장에 상장시켜놓고 있다. 붐이 어느 쪽으로 일어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먹는 장사가 남는다-억만장자 속출

증시에서 식음료 부문은 아주 오래 소외되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 제대로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이 시류를 타고 부자의 본모습을 보인 그룹들이 있다.

오리온 그룹은 과거 동양그룹에서 분리돼 나오면서 사업을 확장하지 않아 아주 단순한 식품기업으로 남아 있다. 여타그룹에 비해 계열관계나 지분관계도 지저분하지 않고 단출할 정도다.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남편과 아이들 및 개인회사인 아이팩 명의로 총 171만4769주를 보유하고 있다. 과자 파는 회사라지만 이 지분 가치만 1조6770억원에 달하니 누가 뭐래도 확고한 억만장자이다. 그룹 구조가 오리온 밑으로 단순화돼 이 부회장의 재산은 시장에 공개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계열사인 미디어플렉스가 별도로 상장돼 있지만 이 회장의 개인지분은 1800주에 불과하다.

커피재벌 동서 역시 소문나지 않은 부자다. 최대주주인 김상헌 회장과 동생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일가가 지분 67.83%를 소유하고 있다.

형제 간 지분율은 김상헌 회장이 22.57%, 동생인 김석수 회장이 20.08%이며 나머지는 김상헌 회장의 자녀들(김종희(9.63%) 김은정(3.18%) 김정민(3.01%))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지분가치는 합해서 1조5654억원이나 된다. 동서 역시 주력기업인 동서식품이나 동서유지 등을 모두 미국의 다국적 기업 Kraft와 합작으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관계가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제빵재벌 SPC그룹은 상장회사는 삼립식품 하나만 두고 있다. 허영인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파리크라상(허영인 63.5%, 허진수 20.2%, 허희수 12.7%, 이미향 3.6% 등)과 허 회장 일가 개인의 지분을 포함해 총 72.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가치만도 8989억원이나 된다.

그런데 SPC그룹의 지배구조는 파리크라상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비상장사인 파리크라상은 삼립식품 외에도 (주)샤니(9.8%), SPL(주)(100.0%), (주)SPC캐피탈(100.0%), (주)SPC네트웍스(100.0%), SPC(주)(100.0%), (주)성일화학(50.0%), (주)호진지리산보천(70.0%), (주)에스데어리푸드(50.0%), (주)설목장 (90.0%), (주)에스팜(90.0%), (주)SPC클라우드(100.0%), PARIS BAGUETTE BONDOUX(100.0%), 중국지주회사(100.0%) 등 다양한 계열사들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샤니에 대해 허 회장 일가가 나머지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샤니는 사실상 허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 같은 구조를 띠고 있다. 샤니의 장부가는 1240억원에 달한다. 또 파리크라상이 지분을 들고 있는 기업들의 지분가치만도 장부가 기준으로 728억원이나 된다. 여기에 호남샤니가 장부가 기준으로 121억원이나 된다.

이를 합할 경우 허영인 회장 일가는 명실상부한 억만장자 대열에 들었다고 할 수 있다.

진라면 히트로 주가가 급등한 오뚜기의 함태호 회장 일가도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오뚜기그룹에선 오뚜기와 조흥이 상장돼 있고 나머지 비상장사들은 대부분 오뚜기 계열로 등재돼 있다. 오뚜기 지분은 함태호 회장 일가가 63.42%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조흥의 경우 65.2% 중 29.95%를 오뚜기가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함 회장 일가와 계열사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함 회장 일가의 보유주식 가치는 오뚜기의 1조1520억원과 조흥의 지분가치 등을 합해 1조1800억원 선에 달한다.

계열사 중에도 알짜들이 있는데 연간 4600억원 매출을 올리는 오뚜기라면의 오뚜기 지분율은 24.2%이고 나머지는 함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또 연매출 500억원대 오뚜기제유에 대해서도 주력사인 오뚜기 지분율은 29%에 불과하고 나머지를 함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연매출 700억원대의 상미식품에 대해서도 오뚜기 지분율은 9.8%에 불과하고 나머지를 함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비상장 회사들이 대부분 함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 형태로 지분이 유지되고 있어 비상장회사 지분가치만도 수천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뚜기의 강점은 주력사인 오뚜기는 물론이고 계열사들도 모두 크든 작든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익이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오뚜기가 사업을 확장하는 힘이 되고 있다.

신춘호 회장의 농심그룹에선 지주사인 농심홀딩스를 비롯해 농심 율촌화학 등이 상장돼 있다. 농심홀딩스 지분은 신 회장의 아들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등 신 회장 일가와 율촌재단이 66. 64%를 소유하고 있다. 이 지분 가치만 3709억원이다. 그룹 주력기업인 농심 지분은 신춘호 회장과 재단 쪽에서 12.77%(77만6852주), 농심홀딩스를 통해 32.72%(199만70주)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 일가의 농심 지분가치는 직접 지배하는 지분으로 2062억원, 홀딩스를 통해 간접 보유한 지분으로 3521억원 등 모두 558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율촌화학에 대해선 신춘호 회장 등 특수관계인 명의로 24.59%(609만8970주) 농심홀딩스를 통해 40.32%(10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 가치는 직접 보유분이 762억원, 농심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게 833억원 등 1595억원이다.

신 회장 일가의 상장주식 지분 가치만 1조878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 회장 일가는 또 농심홀딩스를 통해 태경농산 농심개발 농심엔지니어링 등 제법 규모가 큰 비상장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신동익 부회장이 지배하는 메가마트를 통해 호텔농심, 엔디에스, 농심캐피탈 등을 보유하고 있다.

메가마트는 매년 6000억원대 매출에 160억원 선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또 다른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사세 확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전통의 식품 그룹으로 꼽히는 대상의 임창욱 명예회장은 딸 상민 씨와 함께 역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임 회장 일가의 대상홀딩스 지분만 4102억원에 달한다. 대상 지분은 본인과 재단을 통해 직접 보유한 게 5.02%(172만6882주) 홀딩스를 통해 간접보유하고 있는 게 39.52%(1359만9956주) 등이다. 본인 보유분 가치 652억원과 간접 보유분 지분가치 3506억원까지 합할 경우 임 회장 일가의 상장주식 지분 가치는 8260억원이 된다.

양계로 성장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일가도 알짜 갑부다. 현재 하림과 하림홀딩스 팜스코 선진 등 4개사만 상장돼 있다. 하림그룹의 지주회사는 제일홀딩스이고 이들 계열사 지분은 대부분 제일홀딩스를 통해 보유하고 있으며 약간의 지분을 김 회장 일가가 직접 갖고 있다.

그런데 제일홀딩스의 실질적 지배권은 거의 100% 김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김 회장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은 7.276%이고 한국썸벧이 6.893%, 올품이 1.384% 등을 차지했다. 이렇게 보면 김 회장의 하림그룹 지배력은 상당히 약한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제일홀딩스의 자사주가 81.272%나 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김 회장의 실질 지분율은 40%에 달한다. 특히 한국썸벧과 올품이 김 회장의 아들인 김준영 씨가 소유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제일홀딩스 주식은 거의 김 회장 일가가 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군소 지분을 다른 회사가 보유하고 있지만 거래관계 등이 얽혀 있어 김 회장 일가가 100% 보유한 회사나 마찬가지다.

결국 하림그룹 상장 4사의 최대주주 지분가치 7948억원(팜스코 3000억, 하림홀딩스 2626억, 하림 1038억, 선진 1283억 등)은 김 회장 일가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하림그룹은 특히 2015년 초 자기자본 2274억원(2013년 말 기준)인 엔에스쇼핑을 상장할 계획이라서 김 회장의 일가의 지분가액은 조만간 높아질 수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비상장사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김 회장의 재산가치는 1조원을 훨씬 넘어선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동원그룹은 김재철 회장과 장남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지주회사로 내세워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또 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 대부분을 지주회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지분구조는 깔끔하게 공개돼 있다.

동원그룹의 가치는 시장에 나타난 2조838억원이 그대로 상장주식 지분가치로 인정되고 있다. 비상장 계열사 중엔 동원냉장이나 동영콜드플라자 등이 있는데 양사 모두 500억원대 자산에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어 금세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전통산업 섬유로 억만장자 반열

한물 간 산업이라고 했던 섬유에서 편견을 깨고 세계적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기업인도 있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나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이 그 주역이다.

성기학 회장은 영원무역홀딩스를 통해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를 지배하고 또 이들 회사를 통해 국내외 손자회사에 투자하는 지배구조를 제시했다. 그러나 영원무역홀딩스를 지배하는 비상장회사가 따로 있다. 바로 와이엠에스에이라는 회사다. 대구에 소재한 이 회사 최대주주는 성기학 회장 및 특수관계인으로 소유 주식수는 4만5590주(지분율 45.59%)지만 실질적으로 성 회장 일가가 완전히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를 포함한 성기학 회장 일가의 영원무역홀딩스 지분율은 46.74%이고 지분가치는 6220억원이다. 영원무역에 대해선 홀딩스를 통해 50.52%를 지배하고 있고 별도로 딸 래은씨가 9600주, 재단에서 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직접 지배하는 지분가치 48억원에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 5731억원을 합하면 성 회장 일가의 상장주식 평가액은 1조1999억원에 달한다.

PK 지역의 숨은 거부들

최근 해운대 일대는 초고층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며 한국의 새로운 부촌 탄생을 과시하고 있다. 해운대가 이처럼 급성장한 데는 부산 경남을 무대로 조용히 커온 부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홍종열 명예회장이 이끄는 고려제강 가문은 첫째로 꼽히는 지역 재벌이다. 홍 명예회장이 고려제강으로부터 독립시킨 4남매가 지금은 모두 독립된 굴지의 그룹을 형성하고 있고 이들을 합하면 공정위 지배를 받는 웬만한 재벌그룹 못지않은 재력이기 때문이다.

장남 홍호정 회장과 손자 홍성표 부회장이 이끄는 고려특수선재그룹은 지배회사인 코스와이어를 중심으로 스테인리스 전문의 고려특수선재와 코스와이어 코스다이스를 비롯해 열교환기 부문인 고려MG, 수도권의 지산칸트리 지산리조트 등 여러 계열사를 두고 있다. 상장사는 없으나 재산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차남 홍영철 회장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고려제강의 지분 70.05%를 소유하고 있는데 상장주식 지분가치만 5846억원에 달한다. 고려제강그룹은 고려강선 홍덕산업 등 강재업계 외에도 반도체장비업체인 케이에이티와 서울청과 등 다수의 비상장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다.

삼남 홍민철 회장의 고령용접봉도 알짜로 소문난 회사다. 장부가만 3517억원이며 고려열연 코리아오메가투자자문 등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홍민철 회장은 특히 증권가에서 소문나지 않은 큰손이기도 하다. 그는 1000억원대에 달하는 대원강업 지분 25.4%(1574만7316주)를 회사와 개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삼영무역, 포스코 등 다수의 상장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사남인 홍봉철 전자랜드 회장은 에스와이에스홀딩스를 통해 전자랜드를 비롯해 에스씨에스엔터테인먼트 등 군소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홍봉철 회장 역시 형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규모의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전문가들은 홍봉열 명예회장 가문의 재산은 적어도 2조원대, 많게 잡으면 3조원이 넘어설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 부문 확장을 통해 빠르게 세를 늘려가고 있는 강병중 넥센 회장 가문도 억만장자 반열에 올라섰다. 넥센은 이미 강병중 회장에서 강호찬 사장으로 지분 상속이 거의 끝난 상태다. 강호찬 사장의 지분율은 50.51%나 된다. 강호찬 사장 일가의 넥센 지분율은 보통주만 60.29%(306만7631주) 우선주 8.27%(2만9772주)이다.

강병중 회장 일가는 넥센타이어에 대해 개인주주 명의로 24.34%(2347만5000주) 넥센 명의로 40.98%(3951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 넥센테크에 대해선 넥센 명의로 34.85%, 강병중 회장 일가 명의로 38.76% 등 73.61%를 보유하고 있다.

넥센 명의로 보유한 지분 가치를 보유비중을 감안해 계산하면 강 회장 일가의 넥센타이어 지분가치만 약 67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넥센 지분가치 2677억, 넥센테크 지분가치 303억원, KNN 지분가치 240억원 등을 합하면 상장주식 가치만 9920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강 회장 일가는 넥센산기나 넥센디앤에스 등 알짜 비상장회사들을 별도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강병중 회장 일가도 명실상부하게 억만장자 반열에 든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부산에서 빠르게 부상한 신흥재벌로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권 회장은 주력사 주가가 수직으로 급상승하면서 억만장자 반열에 들었다. 권 회장은 본인이 100%를 갖고 있는 아이에스지주와 본인 및 특수관계인 명의로 아이에스동서 지분 65.92%를 들고 있다. 이들 지분의 가치는 조사 시점 기준 8465억원으로 나왔다.

권 회장은 또 지주회사를 통해 아파트 건설업체인 일신이앤씨, 해운회사인 아이에스해운, 비데업체인 삼홍테크 등의 지분 100%씩을 들고 있으며 지주회사와 계열사 등을 통해 한국렌탈 지분 100%도 들고 있다. 한국렌탈의 장부상 순자산가치는 830억원에 달한다. 또 다른 계열사들도 장부가 시준으로 일신이앤씨가 129억원, 아이에스해운이 50억원, 상홍테크가 34억원 등이다. 이들 비상장회사와 지분까지 합하면 권 회장의 자산가치도 1조원대에 육박한다.



덜 알려진 유통재벌들

홍석조 보광그룹 회장은 형제와 친인척 등의 명의로 주력사인 BGF리테일 지분 64.8%(1600만79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가치만 1조1685억원에 달한다. 휘닉스홀딩스는 최근 최대주주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로 변경됐지만 지분이동 전 대주주 일가의 지분가치는 603억원이었다. 휘닉스소재의 지분가치도 263억원,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전문업체인 STS반도체 지분가치는 596억원이다. 차량용 블랙박스 솔루션 등을 개발하는 코아로직이 상장돼 있지만 STS반도체의 계열사 형태로 존재해 지분가치에선 큰 의미는 없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본인과 친인척 및 사실상 지주회사이며 일가가 100% 소유하고 있는 애경유지공업(AK백화점)을 통해 AK홀딩스 지분 64.75%(857만8105주)를 소유하고 있다. 애경유화에 대해선 AK홀딩스를 통해 44.49%(142만5351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 매부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 등 친인척 명의로 네오팜 지분 38.17%(284만8071주)를 갖고 있다. AK홀딩스의 지분가치가 6119억원, 네오팜이 410억원, 애경유화 지분가치 1318억원(2036억원의 64.75%) 등을 합하면 채형석 부회장 일가의 지분가치는 7847억원이 된다.

서서히 움직이는 금융 강자들

규제가 심한 금융부문에선 기업을 키우는 게 쉽지 않다. 그렇지만 나름 탄탄하게 그룹을 끌고 가는 곳들도 보인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조정호 회장 일가가 메리츠금융지주 지분 74.46%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가치만 일단 7954억원에 달한다. 또 메리츠금융지주를 통해 메리츠 화재 지분 47.72%를 들고 있고, 메리츠종금증권에 대해선 조 회장 일가가 1.69%, 지주 명의로 40.03%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조정호 회장 일가의 금융계열사 지분가치는 1조6304억원에 이른다.

비상장 계열사로는 메리츠캐피탈을 들 수 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2013년 말 기준 7585억원의 자산에 60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낸 바 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상장사는 지주회사 하나만 보유하고 있고 덕분에 보유지분도 명확히 공개돼 있다. 보유주식 가치는 7239억원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김 부회장의 재산가치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들 가치가 한국금융지주 장부에 잡힌 것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서 김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실질가치는 이보다 훨씬 높게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지주의 자본총계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2조88327억원이다. 그런데 이 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1993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2197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자기자본은 1677억원이나 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외에도 전통부문의 숨은 부자들은 또 있다. 대표적 회사가 카지노 재벌인 파라다이스이다. 현재 파라다이스와 파라다이스산업 두 회사가 상장돼 있다. 이 가운데 파라다이스는 파라다이스홀딩스 등이 소유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파라다이스홀딩스는 전필립 회장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는 가족회사 형태이다. 장부상 공개된 지분가치 1조1870억원 전체가 그대로 전필립 회장 일가의 재산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파라다이스홀딩스는 소방설비회사인 파라다이스산업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최근 베이스컨설팅에 매각했다. 이 회사는 이후 파라텍이란 사명으로 변경됐다. 베이스컨설팅은 최근 파라텍과 함께 삼환까뮤 주식 13만주도 매수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시류가 바뀌면서 뜬 회사도 있다.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은 본인과 친인척 등의 명의로 27.95%(670만2889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분가치는 7323억원이다. 조 회장 일가는 이외에도 한샘도무스나 넥서스상사 한샘이펙스 등 알짜 회사들을 두고 있다. 이들 자회사 가치만도 상당해 조 회장의 주식가치는 8000억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 일가도 한국콜마홀딩스 지분만 4138억원이나 되며 직접 보유한 지분과 홀딩스를 통해 들고 있는 지분을 포함해 한국콜마에 대해서도 1016억원의 지분가치를 갖고 있다.

제약 부문 부자들 전진하는 중

제약회사들은 높은 인지도에 비해선 그동안 큰 부자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BT바람이 불면서 최근엔 차츰 대접을 받는 모습이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장남 임성윤 사장 등 대주주 일가가 지분 100%를 쥐고 있는 한미IT나 한미메디케어 등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지분 67.79%를 들고 있다. 또 한미사이언스를 통해 한미약품 지분 41.37%(403만910주)를 들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가치는 5751억원, 이 회사를 통해 보유한 한미약품 지분가치는 2498억원이다. 이 둘을 합한 임 회장 일가의 상장주식 가치는 8249억원이다. 한편 임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을 통해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 8.49%, 동아에스티 지분 5.24%도 보유하고 있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과 친인척들은 녹십자홀딩스 지분 41.01%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가치는 4267억원이나 된다. 또 녹십자에 대해선 허 회장 일가와 계열사 명의로 1.68%, 녹십자홀딩스 명의로 50.06%를 들고 있다. 직접 보유 지분의 가액은 280억원, 홀딩스를 통해 간접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3418억원이다. 손자회사인 녹십자셀에 대해선 녹십자만이 지분을 22.15% 들고 있는데 지분가치는 285억원이다. 따라서 이들을 합한 허 회장 일가의 상장주식 가액은 8250억원으로 추정된다.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일가는 대웅에 대해 53.2%, 대웅제약에 대해선 대웅과 윤 회장 일가 및 재단 명의로 50.26%를 들고 있다. 대웅 지분가치 3120억원에 대웅제약이 직접적으로 들고 있는 지분 9.48%의 가치가 731억원, 대웅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가치가 1671억원 등이다. 합해서 5522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