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맑은 햇살이 있는가운데 무지개가 뜬것이 너무 신기하고, 희안하여 천천히 가자고 했지만..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가야하는 친구에게는 그 쉼이 기나긴 시간인지...자꾸 가자고 재촉한다.
(에구...난 힘든데...쟌 힘두 안드나?...)
또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포장된 길이 오히려 발을 힘들게 한다. 딱딱한 콩크리트위를 가는 것보다...덤불이 무성한 갓길로 가는것이 발엔 무리가 덜하다...(좀전에 밭두렁을 지나쳐올때....뽕나무 뿌리를 캐시는 할머니 한분은 당신의 허리 아픈 것은 아랑곳하지않고, 사위의 당뇨병에 좋다는 뽕나무 뿌리를 캐서 딸편에 보내시려 몸을 아끼시지 않는데..난 내 몸하나 돌보기도 힘이드는구나~)
고개 하나만 넘으면 오늘 쉬어갈 마을이 나올것이란다.
힘을내어 고개를 올라가는데, 승용차 한대가 슈~웅~ 올라간다..(에고 부러워라~^^;;)
그런데 잠시후에 아까 그 승용차가 내려온다... 앗~ 길을 잘못들어섰나? 하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아니면..혹시..우리가 너무 힘들어 하니까..태워주려나?하는 기대감까지 들었다...
하지만...둘다 아니다. 길은 맞는 길이고...차가 더이상 운행할수 없는 산길이라서 그 차는 돌아 내려오는 중이었다. 그런데...그 차는 백련사에서 마주쳤던 그 사람들이라고 친구가 말했다. "자세히도 봤구나?" 난 지나가는 사람들은 대충, 아니면..거의 신경 안쓰고 그냥 스쳐지나는데, 친구는 그렇지 않다. 지나는 사람들의 인상까지 파악하며 길을 간다. '훗! 여유만만~'
산길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저 고개를 다 올라야 쉬운 내리막이 있을것인데...왜 이리 발이 안떨어지는지..' 저물어 가는 단풍조차 야속하기만 하다. "등구재"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인 고개다. 설명판에는 옛날에 꽃가마 타구 시집가다 쉬어가던 고개..어쩌구 저쩌구...라했다. 내리막길 내려가면서 혼자 생각하기를..이렇게 힘든길을 가마꾼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내리막길은 생각할 여유도 조금 생겼다..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아~ 마을이다' 쉬어갈 마을이라 생각하니 안심이 되었지만 발이 영~ 불편하였다.
산중턱에 주막집이 있었다. 오늘은 평일이라 그런지..음료수만 물에 담궈놓고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일명 '무인가게'인듯했다. 음료수 마시고 돈은 알아서 함에 넣고 가라는 메시지만 걸어놨다..막걸리 한잔 마시고 싶었지만..안주가 없는탓에 그냥 지나쳐 내려왔다.
마을 굴뚝 몇군데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저녁 군불을 지피고 있나부다.
마을의 쉼터 정자나무 아래에서 앞서간 한 여행객을 만났다. 친구와 같이 계획한 여행이었는데...친구가 일이 생겨서 혼자서 이 한적한 길을 걸어온 여성..대단하십니다~
딱히 묵어갈 곳을 정하지 않았던 그 분과 같이 창원마을회관에서 같이 묵어가기로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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