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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은 나/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

설빔

해마다 설이 다가오면

엄마의 대목장 보따리에 설레였다.

둥그나무 아래서 마을어귀를 서성인다.

눈이 소복이 쌓여 버스도 오지 않는 십리길을

터벅터벅 걸어오는 모습은

금새 울엄마라는 걸 안다.

 

신이 난 난 달음박질쳐서

엄마의 보따리를 덥썩 물려받아

내달리듯 집으로 간다.

 

마루에다 보따리를 풀어헤치며

사과, 배, 북어포, 조기, 동태포, 소고기 한근..

그리고 양말... 하나, 둘. 셋....

"에잉~ 이것 뿐이야?"

'난 색동저고리가 갖고 싶은데...'

 

가난하지도 않은 살림이었던것같은데..

내겐 색동저고리는 호사스런 설빔이었다.

늘~ 갖고 싶었지만..

끝내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젠 양말 한 짝도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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