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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변동/기업메모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전국 최대 어린이집

지난 4일 개원한 `삼성전자 어린이집`의 펜스를 따라 어린이들이 줄을 맞춰 걷고 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위치한 이곳은 600명이 교육 받을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 어린이집이다. 지상 4층짜리 건물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교실 창 너머로 세 살 된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쉬이링 삼성전자 DMC연구소 책임. 딸아이가 보육교사와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안도감을 느낀다.

중국인으로 삼성전자에 취직한 쉬이링 책임은 "삼성전자 어린이집에 딸을 맡긴 지 이틀 됐다"면서 "좋은 환경과 유능한 교사 인력을 갖추고 있어 무척 만족스럽다"고 웃으며 답했다.

지난 4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디지털시티) 내에 문을 연 삼성전자 어린이집은 한눈에 봐도 웬만한 초등학교를 능가하는 위용을 자랑한다. 두 개 동으로 건립된 이 어린이집은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다.

연면적 9256㎡(2800평) 규모인 4층 건물로 28개 보육실과 6개 식당을 비롯해 미술방, 도서방, 간호실, 상담실, 대강당 등을 갖췄다. 공사비만 270억원이 투입됐다. 삼성전자는 종전까지 수원사업장 기숙사 근처에 300명 규모 어린이집을 운영해왔지만 600명 규모로 키우면서 아예 장소를 이전했다.

원기찬 삼성전자 DMC부문 인사팀장(부사장)은 "여성 인력 활용을 강조해온 이건희 회장 지침에 따라 최지성 부회장이 직접 어린이집 용지를 선정하는 등 육아시설 확충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어린이집을 증축하기 위해 기존 에어컨ㆍ냉장고 창고를 다른 곳으로 옮길 만큼 최 부회장이 전폭적으로 밀어줬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는 전국 6개 사업장에 어린이집 9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여성 임직원 1900여 명이 혜택을 보고 있다. 의욕적으로 사내 보육시설을 늘리고 있지만 잠재 수요자는 해마다 빠르고 늘고 있다. 여성 직원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신입 공채에서 여성 채용 비중은 2009년 19%, 2010년 22%, 2011년 27%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 해 채용 인원이 4000명을 웃도는데 이 중 1000여 명이 여직원이라는 얘기다.

최 부회장은 어린이집 추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중 수원사업장에 300명 규모 어린이집을 추가 설립하기로 했다. 기흥ㆍ화성ㆍ구미 등 다른 사업장에도 어린이집 확충을 검토 중이다.

전찬훈 삼성전자 환경안전센터 부장은 "수원 어린이집은 최단기인 6개월 만에 공사를 마쳤다"면서 "전부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고 방마다 베란다를 통해 피난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성경 삼성전자 어린이집(A동) 원장은 "교사 70여 명을 갖췄고 위생과 안전도 측면에서 법적 기준보다 두 배 높은 수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여성 직원들이 이곳을 선호하는 이유는 보육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일반 어린이집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지만 삼성전자 어린이집은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하루 13시간 동안 운영된다. 덕분에 여성 직원들은 아이를 일찍 맡겨놓고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이주영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과장은 딸 하은이(6)를 4년째 이곳에 맡기고 있다. 이 과장은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계속 보내겠다는 학부모가 많다"며 "둘째도 이곳에 보내려고 신청했는데 추첨이 꼭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ㆍ유아를 둔 삼성전자 여성 직원 중 99%는 사내 어린이집을 선호한다고 이 과장은 덧붙였다.

송봉섭 삼성전자 수원지원센터 상무는 "신축 어린이집이 잘 꾸며져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곳을 방문하는 다른 대기업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