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금은방 르포] 금값 고공행진…상인-손님 모두 '울상'
뉴시스 | 류난영 | 입력 2011.07.25 06:03 | 수정 2011.07.25 08:07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인천
젊은 커플들, 金은 바라만 보고 銀 커플링 구입
종로 2~5가 일대, 금은방 몇년새 500여곳 줄어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장사 잘 안되요. 지난해와 비교하면 반 정도로 줄었어요. 체감하기에는 IMF 때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서울 종로3가에서 금은방을 운영하고 있는 조호영(62)씨는 금 값이 오르면서 한숨이 크게 늘었다. 금을 사려고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영업을 이어 나가기 힘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조씨는 "손님이 하루에 1~2명 올 때가 대부분이고 많이 와야 4명이 최고"라며 "전화 문의는 하루에 3~4건 정도 있지만 그렇게 오더라도 구입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날씨가 무덥거나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손님이 평소에 비해 크게 줄어든다 "금 값이 너무 비싸다보니 순금 1g만 들어간 반지가 그나마 팔리고 있고 1돈(3.75g)짜리 돌반지는 직계가족만 사러 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 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면서 서울 종로 일대 금은방에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상인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종로4가에서 25년간 금은방을 운영해 온 김영수 사장(68)은 "금 값이 비싸진 이후로 장사가 잘 안돼 손님이 전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많으면 4명 정도 찾아온다"며 "그나마 열에 일곱은 비싼 금 값 때문에 입을 떡 벌리고 가버린다"고 말했다.
종로4가에서 30년간 금은방을 운영해 온 태광당 김형철 사장(62)도 "3년 전과 비교해 매출이 30%나 줄었다"며 "하루에 5명 정도 오면 많이 오는 편"이라고 하소연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살 때 기준으로 금 1돈(3.75g) 당 21만835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금으로 된 1돈 짜리 반지 등 세공품을 구매할 때 실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25만원 수준이다. 매매 기준가에 부가가치세(10%)와 세공품에 추가되는 1만원 이상의 세공비를 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 값 고공행진과 매출 감소로 폐업을 하는 금은방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종로2~5가 일대 금은방 상점가에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3000여개의 금은방이 모여 있었지만 지금은 2500개로 줄었다.
종로2가에서 10년 넘게 금은방을 운영해 온 기호남(56·여)씨는 "금 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손님도 많이 줄어 주변에 그만 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바로 앞 가게도 한 달 정도 전에 폐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에 비해 금 액세서리를 구입하는 사람이 10분의 1 정도 줄은 것 같다"며 "하루에 30명정도 찾아오는데 구입하는 사람은 5명 정도"라며 푸념했다.
금 값이 크게 뛰면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바뀌고 있다. 예물을 세트로 맞추던 신혼부부들도 반지 하나만 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커플링도 18k 대신 14k를 맞추거나 은으로 대신하는 연인들이 많아졌다. 대표적인 돌 선물이었던 돌반지를 구매하는 사람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결혼식을 한 달여 앞둔 직장인 서모(31)씨는 "예물을 구입해야 하는데 금 값이 너무 비싸 세트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며 "비싼 돈을 주고 사서 보관만 하고 있느니 반지만 맞추고 다른 실용적인 것들을 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지영(36·여)씨도 "친한 후배 돌잔치에 선물할 돌반지를 구입하기 위해 가격을 알아봤는데 너무 비싸 현금으로 대신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종로2가에서 전국 소매점포를 대상으로 금을 판매하는 곽모(50·여)씨는 "예전에는 예물 시즌에 귀걸이, 팔찌, 목걸이와 반지 등 세트로 많이 나갔는데 요즘은 반지 하나만 맞추는 추세"라며 "그나마도 예물 시즌이 되도 예물이 많이 판매되거나 하는 분위기도 없다. 그만큼 시장이 많이 죽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씨는 "2~3년전만 해도 고정적인 소매업이 100여개 정도 됐지만 지금은 50개 정도로 줄었다"며 "소매업에 판매하는 수량도 1년 전에 비해 60% 이상 줄어든 것 같다. 옛날처럼 금은방이 한 자리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로3가에서 10년간 Marry & J라는 금은방을 운영해 온 박순정(33·여)씨도 "예전에는 커플들이 금만 찾았다면 요즘은 금을 생각하고 왔다가도 가격이 부담돼 은을 맞추는 추세가 늘고 있다"며 "몇 년 전만해도 귀금속으로 취급도 안했던 은인데 커플링을 맞추러 오는 커플 10쌍 중 2쌍은 은을 맞추고 가니 수익을 올리는 효자 상품이 되고 있는 셈"고 말했다.
종로 2~5가 일대, 금은방 몇년새 500여곳 줄어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장사 잘 안되요. 지난해와 비교하면 반 정도로 줄었어요. 체감하기에는 IMF 때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서울 종로3가에서 금은방을 운영하고 있는 조호영(62)씨는 금 값이 오르면서 한숨이 크게 늘었다. 금을 사려고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영업을 이어 나가기 힘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조씨는 "손님이 하루에 1~2명 올 때가 대부분이고 많이 와야 4명이 최고"라며 "전화 문의는 하루에 3~4건 정도 있지만 그렇게 오더라도 구입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날씨가 무덥거나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손님이 평소에 비해 크게 줄어든다 "금 값이 너무 비싸다보니 순금 1g만 들어간 반지가 그나마 팔리고 있고 1돈(3.75g)짜리 돌반지는 직계가족만 사러 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 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면서 서울 종로 일대 금은방에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상인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종로4가에서 25년간 금은방을 운영해 온 김영수 사장(68)은 "금 값이 비싸진 이후로 장사가 잘 안돼 손님이 전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많으면 4명 정도 찾아온다"며 "그나마 열에 일곱은 비싼 금 값 때문에 입을 떡 벌리고 가버린다"고 말했다.
종로4가에서 30년간 금은방을 운영해 온 태광당 김형철 사장(62)도 "3년 전과 비교해 매출이 30%나 줄었다"며 "하루에 5명 정도 오면 많이 오는 편"이라고 하소연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살 때 기준으로 금 1돈(3.75g) 당 21만835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금으로 된 1돈 짜리 반지 등 세공품을 구매할 때 실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25만원 수준이다. 매매 기준가에 부가가치세(10%)와 세공품에 추가되는 1만원 이상의 세공비를 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 값 고공행진과 매출 감소로 폐업을 하는 금은방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종로2~5가 일대 금은방 상점가에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3000여개의 금은방이 모여 있었지만 지금은 2500개로 줄었다.
종로2가에서 10년 넘게 금은방을 운영해 온 기호남(56·여)씨는 "금 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손님도 많이 줄어 주변에 그만 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바로 앞 가게도 한 달 정도 전에 폐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에 비해 금 액세서리를 구입하는 사람이 10분의 1 정도 줄은 것 같다"며 "하루에 30명정도 찾아오는데 구입하는 사람은 5명 정도"라며 푸념했다.
금 값이 크게 뛰면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바뀌고 있다. 예물을 세트로 맞추던 신혼부부들도 반지 하나만 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커플링도 18k 대신 14k를 맞추거나 은으로 대신하는 연인들이 많아졌다. 대표적인 돌 선물이었던 돌반지를 구매하는 사람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결혼식을 한 달여 앞둔 직장인 서모(31)씨는 "예물을 구입해야 하는데 금 값이 너무 비싸 세트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며 "비싼 돈을 주고 사서 보관만 하고 있느니 반지만 맞추고 다른 실용적인 것들을 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지영(36·여)씨도 "친한 후배 돌잔치에 선물할 돌반지를 구입하기 위해 가격을 알아봤는데 너무 비싸 현금으로 대신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종로2가에서 전국 소매점포를 대상으로 금을 판매하는 곽모(50·여)씨는 "예전에는 예물 시즌에 귀걸이, 팔찌, 목걸이와 반지 등 세트로 많이 나갔는데 요즘은 반지 하나만 맞추는 추세"라며 "그나마도 예물 시즌이 되도 예물이 많이 판매되거나 하는 분위기도 없다. 그만큼 시장이 많이 죽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씨는 "2~3년전만 해도 고정적인 소매업이 100여개 정도 됐지만 지금은 50개 정도로 줄었다"며 "소매업에 판매하는 수량도 1년 전에 비해 60% 이상 줄어든 것 같다. 옛날처럼 금은방이 한 자리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로3가에서 10년간 Marry & J라는 금은방을 운영해 온 박순정(33·여)씨도 "예전에는 커플들이 금만 찾았다면 요즘은 금을 생각하고 왔다가도 가격이 부담돼 은을 맞추는 추세가 늘고 있다"며 "몇 년 전만해도 귀금속으로 취급도 안했던 은인데 커플링을 맞추러 오는 커플 10쌍 중 2쌍은 은을 맞추고 가니 수익을 올리는 효자 상품이 되고 있는 셈"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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