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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한계상황

현대중공업, 잇단 산재에 극약처방…공장 올스톱 점검

실적 악화, 수주 가뭄, 강성 노조 투쟁 등으로 최악의 위기에 봉착한 현대중공업이 이번에는 안전사고로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근로자 사망 사고가 연달아 발생한 현대중공업은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20일 공장 가동을 멈췄다. 하루 휴무에 따른 83억원의 인건비가 날아가고, 생산공정 지연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최근 인명 사고가 잇따르자 이렇게 결정했다.

회사가 산업재해 때문에 공장을 멈춘 것은 1972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파업 영향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 적은 있지만 안전 문제로 가동이 중단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하루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대대적인 현장 안전점검과 전 사원이 참여하는 안전 대토론회를 열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작업 현장에서 안전 사망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 18일에는 협력업체 직원(36)이 굴착기에 끼여 사망하고, 19일에는 크레인 신호수로 일하던 이 모씨(55)가 지나가던 지게차에 깔려 숨지는 등 올해 들어서만 근로자 5명이 일을 하다 숨졌다.

현대중공업 노조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울산본부 등 울산 지역 노동계는 "회사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고 안전작업표준을 노동자에게 철저히 주지시켰다면 막을 수 있었던 재해"라며 사측을 압박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담화문을 내고 "최근 일주일 동안 3건의 중대 재해가 연이어 발생해 3명의 고귀한 생명을 잃는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났다"며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수립해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안전대책에는 중대 재해 발생 시 해당 사업본부 성과를 1등급 낮추고, 담당 임원에게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협력업체도 의무적으로 안전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중대 재해가 발생한 업체는 계약 해지 등 강도 높은 제재를 받게 된다.

한편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20일부터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내에서 모든 지게차 운행을 중단하라는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고용부는 현대중공업 현장 근로자의 안전교육과 의식이 제대로 확립되고, 개선될 때까지 지게차 운행을 중단시키기로 했다. 고용부는 근로감독관 한 명을 21일부터 현대중공업에 무기한 상주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