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변동/경제흐름

전자 소액결제시장 2조2천억 급성장

푼돈 경제의 위력…전자 소액결제시장 2조2천억 급성장
컬러링ㆍ다운로드 등 휴대폰결제ㆍT머니

# 1

게임업체 엔플루토의 변해준 과장은 지난 3월 아이팟용 게임 `헤비메트`를 개발해 애플 앱스토어에 올렸다. 변씨의 게임은 `대박`을 터뜨리며 한때 전체 순위 5위에 올라 1억62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개발 비용은 200만원. 변씨는 "처음엔 3달러로 책정했는데 1달러로 내리니 내려받는 횟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작은 경제가 시작되는 것 같아 너무 신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2

회사원 이윤경 씨(여ㆍ29)는 지난달 휴대폰 사용 요금을 보다 깜짝 놀랐다. `정보이용료` 항목이 2만원이나 된 것. 자세히 생각해 보니 여름을 맞아 통화연결음(컬러링)과 벨소리를 바꾼 것은 물론 책 구매도 휴대폰으로 결제한 것이 떠올랐다. 이씨는 "휴대폰 요금에 후불 청구되고 인증하기도 쉬워서 1만원 이하는 휴대폰으로 결제하는데 총 요금이 2만원이나 돼 놀랐다"고 말했다.

`티끌 모아 태산`이 실감나는 세상이다.

한 끼 점심이나 저녁 값 정도의 돈이 모여 큰 시장을 형성하는 `푼돈 경제(Miconomy : Micro Economy)`가 실물에 본격 영향을 주고 있다. 휴대폰 후불 결제나 `T머니`를 이용한 소액 결제 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할 뿐만 아니라 앱스토어(온라인 콘텐츠 장터) 등을 통해 개인이 직접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푼돈 경제가 형성되면서 푼돈을 벌기 위해 개인은 물론 기업들까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휴대폰 및 T머니를 활용한 소액결제 시장은 지난해 1조5000억원에서 올해는 2조2000억원으로 4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결제는 월평균 결제 금액 1만~2만원(최대 5만원 이하) 수준의 시장을 말한다. 이 시장은 2006년 9600억원 정도였으나 3년 만에 약 2.5배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처음엔 컬러링, 벨소리, 음악(MP3), 영화 등 1000~1500원 사이 온라인 콘텐츠 결제가 주류를 이뤘다. 최근에는 지하철 요금은 물론 쓰레기봉투, 놀이공원, 서점, 대리운전, 소액 병원비까지 휴대폰이나 T머니를 통해 결제할 수 있다. 심지어 떡볶이, 순대 등 길거리 음식도 휴대폰 결제가 가능하다. 휴대폰, T머니 결제가 더 활성화되면 소액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시장이 새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에서는 인터넷전화 스카이프가 5~10달러 미만의 캐시를 팔아 지난해 5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을 정도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개인의 시장 참여를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3달러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앱스토어는 개인에겐 큰 시장이지만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뛰어들기엔 작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다. 한국에도 곧 진출한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액결제의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디지털 콘텐츠에서 실물이나 서비스로 영역이 확대된 것"이라며 "소액결제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 마이크로 경제가 태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