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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은 나/리더는 독서한다

인연(일타 큰스님 이야기2) / 정찬주

파도가 심하면 달이 나타나기 어렵고

방이 그윽하면 등불이 더욱 빛나도다.

 

14세에 출가하시어 20세 전에 팔만대장경을 섭렵하시고

26세 젊은 나이에 당신의 손가락 네 개를 모두불태우시면서

모든 욕망과 명예를 다 내려놓으시고

초지일관 철저한 수행을 하시면서 포교에 신명을 다 바치신

스승님께 어느 누가 합장하지 않으리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인연>이란 책자를 통하여

일타 스님을 다시 한 번 만나보면서

미소가 적은 자는 활짝 웃으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이해와 용서가 부족한 사람은 아무리 분하고 억울하더라도

덕과 관용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제2의 일타 스님이 되시기를 바라면서

스승님 대신 부족한 혜인이 합장합니다.

---- 혜인스님(동곡 일타스님 문도 대표)

 

스님의 일대기 <인연>을 읽다 보면 은사스님께서

다시 오신 듯 스님의 자비로운 모습을 다시 뵈옵는 듯합니다.

'성 안 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일세'

은사스님께서 즐겨 쓰시던 문수 게송이 낭랑하게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스님의 삶은 소리 없이 흐르는 강물이었습니다.

일타 큰스님의 일대기 <인연>이 그려내는 스님의 물소리를 들으면서

우리 모두 환희심을 내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 혜국스님(전국 선원수좌회 상임대표)

 

- 일타 스님의 상좌 혜국 스님이 선풍을 진작시키고 있는.... 석종사

- 일타 스님이 청정한 계율도량으로 정화하기 위해 머물렀던... 은해사

- 일타 스님이 6.25전쟁 중 첫 7일 기도를 하여 득력을 얻은 진주... 응석사

- 일타 스님이 손가락을 태우면서 수행했던 오대산 서대... 염불암

- 일타 스님이 6년 장좌불와 수행을 했던 태백산....도솔암

- 일타 스님이 전강 선사 회상에서 선문답을 나누기 전에 7일 기도 했던... 화엄사 효대

- 효봉 선사와 구산 선사의 선풍이 깃든 .... 송광사

- 일타 스님이 승속의제자들을 제도하며 말년을 유유자적했던 해인사....지족암

 

 

[조주 스님의 공안]

쇠부처는 용광로를 건너지 못하고

나무부처는 불을 건너지 못하고

진흙부처는 물을 건너지 못하느니라.

 

[나옹선사]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일타]

몰록 하룻밤을 잊고 지냈으니

시간과 공간은 어디에 있는가

문을 여니 꽃이 웃으며 다가오고

밝은 빛이 천지에 가득 넘치는구나

 

외로운 산봉우리에서도 한가롭고 평안하네

산새들은 나를 특별히 노래 부르고

소슬한 솔바람 소리 청량하기 그지없도다

이 가운데 단샘 물은 길이 스스로 흐르리

 

내가 묵묵하고 말없는 너에게 묻고자 한다

몇 번이나 청산에 꽃이 피었다 졌다 하는 것을 보았느냐

봄이 아니면 꽃이 피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라

고개를 한번 돌아보니 천지가 눈꽃으로 희어버렸더라

 

병이 사람을 능히 죽이는 것도 아니요

약이 능히 사람을 살리는 것도 아니다

 

진실한 말로 내 그대들에게 전별을 고하노라

파도가 심하면 달이 나타나기 어렵고

방이 그윽하면 등불이 더욱 빛나도다

그대들에게 마음 닦기를 간절히 권하노니

감로장을 기울어지게 하지 말지니라

 

<열반송>

하늘의 밝은 해가 참마음 드러내니

만 리의 맑은 바람 옛 거문고 타는구나

생사열반 이 모두가 오히려 꿈인 것을

높은 산과 넓은 바다 서로 침범하지 않네

 

<법어>

나고나도 나지 않음이여, 해와 달을 삼키고

죽어도 죽지 않음이여, 우주를 활보하는도다

 

일타스님은 1999년 11월 22일 하와이 금강굴에 도착

29일 입적하셨다.

상좌들이 법구를 국내로 이운하여 은해사 앞뜰에서 영결식을 치렀다

다비식이 끝나고 영롱한 사리 542과가 드러나

일타스님의 신심이 수행자와 신도들을 놀라게 하였다.

 

<나의 느낌 한 마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성철스님

"높은 산과 넓은 바다 서로 침범하지 않네"- 일타스님

 

그렇지 산과 물은 제 각각의 모습으로 태어났으므로 제 각각의 모습으로 살다 가는 것이다.

산이 물이 될 수 없고, 물이 산이 될 수 없으니,

산이 물이 되려 노력하는 것도, 물이 산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허허로운 일생에 불과하다..

제모습을 버리고 남의 모습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내 모습을 찾아서..."나"로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