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값 주고는 올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겁니다."
본격적인 휴가시즌에 들어선 지난 23일 오후 경기 용인시 포곡읍 캐리비안베이. 더위를 피해 이곳을 찾은 인파로 물놀이 기구·전자화폐 충전소·음식 매대 앞에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이용객 대부분은 "신용카드 제휴 할인 혜택 등이 없었다면 못왔을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 “입장료, 너무하네” : 25일 오전 경기 용인시 포곡읍 캐리비안베이에서 휴가를 맞아 물놀이를 온 시민들이 입장권을 구입하고 있다. 용인 = 임정현기자 theos@munhwa.com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모두 377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되는 국내 3대 워터파크(캐리비안베이·오션월드·설악워터피아)의 올해 입장료(성수기 성인 정상요금 기준)는 5년 전에 비해 평균 36% 인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오션월드와 설악워터피아가 각각 50%와 40% 인상했으며 캐리비안베이는 그나마 6만원에서 7만원으로 17% 올려 인상폭이 가장 낮았다. 오션월드의 경우 5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설악워터피아는 5만2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각각 입장료를 올렸다. 최근 5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8%인 점을 감안하면 오션월드와 설악워터피아의 입장료 인상률은 물가 상승률의 2∼3배에 달하는 셈이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이들 3대 워터파크는 올들어 입장료를 5000원 또는 8000원씩 일제히 올려 일각에서 '사전 조율'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오션월드의 경우 2009년 6만5000원, 2010년 7만원, 올해 7만5000원으로 3년 연속 5000원씩 올렸다. 설악워터피아는 2010년 6만5000원에서 올해 7만3000원으로 8000원 올렸다. 캐리비안베이는 2008년 6만5000원으로 5000원 인상한 뒤 3년만에 7만원으로 5000원을 다시 올렸다. 결과적으로 이들 3대 워터파크의 입장료는 약속이나 한듯 모두 7만원대로 올라섰다.
다른 부대비용도 껑충 뛰어오른 건 마찬가지다. 이들 중 상당수는 5년 전만 해도 3000원이던 구명조끼 대여료를 5000원으로, 7000원 이하였던 비치체어는 1만원으로, 1만원 이하였던 선베드는 1만5000원 가량으로 각각 인상한 상황이다. 점심식사와 간식, 음료수 등까지 합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하루 동안 총 40만원 안팎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워터파크를 다녀온 오세립(39)씨는 "국내에 갈 만한 워터파크가 몇 군데 없다"며 "음식 반입도 거의 어렵고, 부르는 대로 줄 수밖에 없는 식대나 대여료 등을 겪고 나면 차라리 돈을 좀 더 보태서 제주도에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캐리비안베이 관계자는 "우리 규모의 5분의 1도 안되는 워터파크도 비슷한 요금을 받고 있다"며 "시설투자가 있는 해만 요금을 올려 왔고, 올해는 개장 15주년을 맞아 새로운 시설과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하지만 워터파크들의 경우 시설투자 후 상당기간이 지나도 요금이 내려간 적이 없어 시설투자비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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