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국, 핀란드, 베트남 등 많은 나라가 프로그래밍을 정규 수업 과정으로 넣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2018년부터 한국 중학교 수업에 코딩은 필수 과목으로 들어가고, 고등학교 수업에선 코딩이 일반 과목으로 편성된다.
국내와 해외 코딩 교육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송상수 소프트웨어교육연구소장은 “국내엔 코딩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사가 적다”라고 말한다. 사실 코딩이 이렇게 정규 수업으로 들어온지는 얼마 안 됐다. 불과 3년 전부터 일부 국가에서 코딩 교육을 시작했고, 다른 곳도 비슷한 시기에 코딩 교육을 준비했다. 해외에선 교사부터 교육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와 교육 방식을 만든다. 하지만 국내에선 코딩 교육 교사와 콘텐츠 둘 다 찾기 힘들다.
“아이들을 위한 코딩 교육은 일반인 교육과 전혀 달라요. 아이들은 어른과 다른 흥미와 관점을 가지기 때문이죠. 아이들에게 코딩 교육 서비스를 가입시켜 보셨나요? 가입하는 데만 1시간이 걸리기도 해요. 대부분 영어로 구성됐기 때문이죠. 아이들은 3학년 1학기부터 정식 영어 교육을 받아요. 아무리 외국에 좋은 코딩 콘텐츠가 있다 한들 알파벳도 모르는 어린이에게 외국 콘텐츠를 사용해 가르칠 순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나라에 맞는 코딩 콘텐츠와 교육 방식을 연구해야 하는 거죠. 국내에선 이런 기반 없이 ‘코딩 교육을 해야 한다’는 주장만 있어요.”
소프트웨어교육연구소는 한 달 전 출범한 단체다. 연구소는 어린이 코딩 교육 사업 전반을 연구한다.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학부모의 인식개선 사업을 주로 진행한다. 교사 교육도 제공한다. 5명의 직원 모두 20대로, 교사 출신이거나 교육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다.
“현업 선생님들은 대부분 코딩 교육에 대해 어려워하고 두려워해요. 초등학교 선생님 대부분이 여성이잖아요. 그래서 더 공학에 부담을 느끼죠. 제 주변 교사 친구들과 얘기하다 보면 스크래치같은 코딩 프로그램도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요. 사실 코딩 교육에서 필요한 건 뛰어난 프로그래머 선생님이 아니에요. 선생님은 아이들의 코딩 결과물에 피드백만 줄 수만 있으면 되죠. 따라서 정부나 교육단체가 간단하고 실질적인 코딩을 알려주는 교사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송상수 소프트웨어교육연구소 소장
송상수 소장은 어렸을 때 프로그래머 길을 가고 싶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옥션과 같은 홈페이지를 만들기를 꿈꿨고, 사업계획서를 직접 써보기도 했다. 기출문제를 공유하는 웹사이트도 직접 만들었다. 하지만 결국 부모님 권유로 교사의 길을 가게 된다. 송상수 소장은 실제 초등학교에서 스크래치로 수업을 진행하다 좀 더 체계적인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기 위해 교사직을 그만뒀다. 그뒤 NHN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학교 ‘넥스트(NEXT)’에서 공부해 소프트웨어교육연구소를 세웠다.
“제가 교사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집안에서 반대가 아주 심했어요. 그러다 마지막에 이렇게 설득했죠. 아버지 세대에 생산직 직원들이 얼마나 있느냐고요. 10년 동안 그 인력이 늘어났냐고요. 이제 시대가 바뀌었어요. 사람이 있던 자리엔 생산 활동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와 기술이 있어요. 그러자 부모님이 이해하셨어요. 기술을 만드는 사람이 점점 많아질거라 보신 거죠. 과거세대 그리고 우리세대까지는 프로그래밍을 몰라도 상관없었죠. 하지만 미래 세대는 달라요. 앞으로 프로그래밍은 어디에나 있을 거예요. 게다가 요즘같이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좋은 시대도 없잖아요. ”
송상수 소장은 6월9일 열린 ‘청소년 코딩교육 강사양성 세미나’에서 단계별 코딩 교육을 강조했다.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4학년 이하 학생에겐 놀이방식의 코딩 교육을 시키고,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까지는 만들기 위주의 코딩 교육을 진행하는 식이다. 일부 초등학교 영재수업에선 C언어를 가르치기도 한다. 송상수 소장은 “어릴 땐 전문언어를 배우고 프로그래밍 용어을 공부하는 게 아니라, 프로그래밍 개념을 놀이처럼 익히는 게 효율적”이라고 당부했다. 고등학생에게는 프로젝트를 위한 코딩을 가르칠 수 있다.
▲송상수 소장이 제안하는 어린이·청소년 코딩 교육 콘텐츠
‘코더블’이라는 유치원생을 위한 코딩 교육 앱을 예로 들어 보자. 화살표를 움직이면 캐릭터가 움직이고, 그 캐릭터는 먹이나 코인을 먹는다.
“코더블은 어른에겐 너무 단순하고 별 거 없어 보여요. 하지만 유치원생들은 푹 빠지는 게임 중 하나죠. 이 게임을 하면서 어린이는 순차적 실행, 반복문, 조건문에 대한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혀요.”
▲’코더블’ 게임
중학생을 위한 코딩교육은 창작 활동을 이용한다. 가장 유명한 것이 MIT에서 만든 ‘스크래치‘다. 스크래치는 국내에서 실제 수업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대부분 블록을 이용해 자신만의 창작물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학생들은 코딩 결과물을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아두이노같은 하드웨어 조립 교육도 중학생에게 적합하다. 고등학교 코딩 수업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대부분 비슷하다. 학교에선 생활코딩이나 코드카데미 같은 무료 온라인 코딩 교육 서비스를 활용해도 좋다.
“입시 중심의 코딩 교육은 생기면 안 돼요. 코딩 교육은 공부로 시작하기보다, 재밌는 게임 형식으로 시작하는 게 더 바람직하죠. 그러기엔 국내 코딩 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요.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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