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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사이버대학원/논문자료(미디어&평생교육)

‘인포머셜’로 유통 틈새시장 개척한 심범섭 인포벨 사장

58년생/ 강원대 법대/ 82년 삼성그룹 제일기획 AE/ 87년 제일제당 광고팀장/ 93년 최우수AE상 수상/ 95년 제일기획 국장/ 97년 매스노벨티 대표/ 99년 알라딘홈쇼핑 설립/ 2007년 인포벨 대표이사(현)

그는 타고난 광고인이면서 마케터다. 제품에 맞는 광고를 만들 뿐 아니라 매출이 효과적으로 늘어나도록 광고 시간대도 조절한다. 광고 기획과 제작은 물론 광고 편성까지도 그의 손끝에서 움직인다. 창고에 쌓인 물건도 그의 손을 거치면 어느새 동이 난다. 그렇게 히트시킨 상품만 수십 가지가 되다 보니 그에게 제품 광고부터 판매까지 맡기는 사업자가 줄을 섰다. 이 미다스 손의 주인공은 심범섭 인포벨 사장(53)이다.

그가 가진 재산이라고는 99㎡(30평)대 임대 사무실과 직원 7명이 전부다. 그런데도 어떻게 홈쇼핑사업자처럼 제품 광고를 만들어 시간대를 편성하고 판매까지 도와주는 걸까. 심 대표는 광고, 편성, 판매 등으로 이뤄진 3차방정식을 인포머셜(잠깐용어 참조)로 풀었다. 케이블채널업체들로부터 광고 편성 시간대를 사서 거기에 적합한 광고를 만들고, 제품까지 직접 파는 게 인포벨의 비즈니스 모델. 방송과 광고, 그리고 상품을 두루 이해하지 못하면 하기 힘든 일이다.

“약 30개 케이블 채널의 광고 시간을 사기 위해 매월 20억원의 돈을 씁니다. 최소한 월 2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내지 못하면 손해를 보는 구조입니다.”

광고를 잘 만들어야 할 뿐 아니라 편성도 잘해야 한다. 그 전에 좋은 상품을 고르고 시장을 읽는 눈도 있어야 한다. 계절·시간대별로 어느 상품이 가장 잘 팔릴지를 판단해 이를 고르고 적절한 시간에 효과적인 광고를 해야 히트상품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채널만 없다뿐이지 홈쇼핑사업자가 하는 일과 다름없다. 일종의 임대홈쇼핑사업자로 불릴 만하다.

“요즘 다양한 미디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기존 15초 내외의 짧은 지상파 광고만으로는 제품 알리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어요. 인포머셜은 이런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되고 있어요. 특히 홈쇼핑 입점이 어려운 중소업체들에 안성맞춤이죠.”

국내 오프라인 유통망이 없는 외국계 회사도 그의 단골 고객. 외국계 보험사인 라이나생명과 차티스는 심 사장의 인포머셜 유통채널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심 사장은 보험뿐 아니라 금연·건강 보조제, 의류, 신선식품까지 취급하는 종류도 수십 가지가 넘는다.

심 사장은 지난 2007년 금융위기 직전에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는 매년 고공 성장해 지난해 3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 과거 제일기획 국장까지 지낸 잘나가던 AE(광고기획자)였다. 하지만 97년 보장된 길을 마다하고 회사를 나와 독립했다. 지난 10년간 숱한 고생 끝에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앞으로 종합편성채널 간에 본격적인 방송 경쟁을 하게 되면 인포머셜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겁니다. 이것이 활성화되면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잠깐용어 인포머셜(Informercial)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커머셜(Commercial)의 합성어로 ‘정보량이 많은 상업광고’를 뜻한다. 인포머셜은 충분한 시간 동안 제품을 설명하고 소비자가 전화나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중간 유통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사업자들은 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