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림산업 결국 법정관리 신청
자금난에 시달리던 중견 건설업체 풍림산업이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주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따르면 풍림산업은 지난달 30일 전자어음 423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처리된 데 이어 2일까지도 결제에 실패해 불가피하게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4일 채권금융회사의 75% 이상 결의를 얻어 807억원의 자금 지원을 합의해 풍림산업의 숨통을 틔워줬다. 하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인 국민은행과 농협이 "시행사와 풍림산업 사이에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금집행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009년부터 어렵게 워크아웃 계획을 확정해 진행해 오는 상황에서 주 채권은행으로서 신규 자금을 지원해 왔다"며 "반면 PF 취급기관은 풍림산업과 시행사 간 불화를 핑계로 자금 지원을 하지 않아 결국 부도 처리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지면 건설사 워크아웃 계획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현재 풍림산업이 진행 중인 주택 사업장은 3개로 이 중 주상복합 아파트인 부산 남천 엑슬루타워는 공정률이 80%를 넘어 대체시공사를 선택해 공사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인천 부평 래미안 아이원이나 평택 청북지구 풍림아이원의 경우 모두 공정률이 80% 이하여서 대한주택보증은 계약자들의 뜻에 따라 분양대금을 환급하거나 공사를 계속 이행할 수도 있다. 일부 사업장의 경우 입주가 다소 지연될수 있다.
부평 래미안 아이원은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대형 평형을 제외하고는 순위 내 마감이 되는 등 분양 성적이 좋아 조합 측이 공동시공자인 삼성물산에 풍림산업의 지분 50%를 인수하라고 요청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작년 기준 시공능력 평가에서 30위에 오른 풍림산업이 결국 최종 부도 처리되자 건설업계에선 충격을 받은 기색이 역력했다.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비록 자금난을 겪고 있었지만 분양시장에서도 나름대로 선방해 온 풍림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을 보고 업계에서는 다음 차례는 어디일지 벌써부터 수군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