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oon만세 2011. 1. 17. 16:42

`기회비용이 많이 든다고 스마트 시장을 놓칠 수는 없다`

스마트러닝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학원가는 요즘 한파만큼이나 살아남기 경쟁이 치열하다.

실용영어 교육업체 청담러닝은 그동안 `청담어학원`으로 더 유명했다. 독해와 문법, 단어암기가 영어교육의 줄기였던 90년대 말 말하기와 쓰기를 축으로 삼은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프로그램을 들고나와 영어교육업계에 선풍을 일으켰다. 여기에 외고 열풍까지 맞물리면서 입시 준비 전 영어 실력을 다지는 예비학교로 강남에서 입소문을 탔다.

그런 청담러닝이 이제 `청담`보다는 `러닝`에 방점을 찍고 `스마트`라는 수식어를 붙이려고 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등장하면서 굳이 `강남학원`까지 가지 않아도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스마트러닝과 해외진출

지난해 봄 청담러닝SK텔레콤과 손잡고 출시한 스마트폰용 영어 프로그램 `잉글리쉬빈`은 변화의 방아쇠다. 청담러닝은 간단한 일상표현과 시사문제가 제공되는 이 프로그램을 기업교육에 활용한다는 생각이다. 실제 SK텔레콤대우증권이 잉글리쉬빈을 기업 차원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하나은행도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유아 대상인 렛미플라이와 중고생 대상인 보칸을 출시하면서 스마트 시대에 맞설 진용을 갖췄다.

청담러닝은 특히 태블릿PC 시장의 성장세와 유아 시장의 잠재성에 주목하고 있다. 태블릿PC는 작동이 쉽고 휴대가 편해 미취학 아동들이 가지고 놀거나 공부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런 성장세에 주목해 청담러닝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렛미플라이를 일본과 중국에도 수출하기 시작했다.

청담러닝의 장은석 콘텐츠사업본부장(41)은 유아시장의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어느 나라든 대학을 바라보고 교육과정을 구축하기 때문에 학령기 대상 상품은 해외진출이 힘들다. 하지만 유아에 대한 교육수요는 일본, 중국 모두 똑같다. 말문이 트이게 하는 것이다. 태블릿PC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 제2언어로서 영어를 가르쳐본 우리의 경험이 해외시장에서도 먹힐 것이다."

◆타개책

사실 청담러닝은 현재 정체된 성장세를 타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초등 저학년 중심의 에이프릴어학원과 청담어학원의 경우 지난해 12월 현재 전국에 14개 직영점과 130개 가맹점을 두고 있다. 200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뒤 2009년에는 매출액이 1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부터 가맹점 수익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까지는 가맹점을 늘리면서 가맹점 수익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업계 경쟁이 심해지고 신규로 가입하는 학생이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담러닝에 따르면 2009년 3월 6만명 수준이었던 학원생은 지난해 3월에도 6만1000명에 그쳤다. 성장판이 닫힌 셈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청담러닝은 스마트러닝에 힘을 쏟는 측면도 있다. 다행히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렛미플라이의 경우 지난해 가입자가 3만명에 이를 것으로 청담러닝은 예상하고 있다. 가입자당 교육비용은 월 1만4000원. 수익은 20억원 정도로 전망된다. 올해에는 가입자가 4만명까지 늘어나 연간 40억원 안팎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장은석 본부장은 "유아 쪽은 원래 시장 규모가 작아 50억원을 넘기기 힘들다"며 "렛미플라이는 그 자체로 수익을 내기 보다는 어릴 때부터 접촉 기회를 늘려 차후에 더 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당분간 힘들지만 옳은 방향

문제는 투자비용이다. 잉글리쉬빈 등 3가지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쏟아 부은 돈이 대략 30억원이다. SK텔레콤과 같이 개발하고 있는 `산업생산성증대(IPE)`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데도 100억원 이상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영어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은 고스란히 청담러닝의 몫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3년간 100억원을 더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지난해 실적은 `어닝 쇼크`를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 11월 청담러닝은 2010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020억원과 70억원으로 추정한다고 재공시했다. 기존 전망치는 1320억원과 20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오히려 그 전해보다 2.8% 감소했다. 투자금이 더 필요한 향후 몇 년 간은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할 공산이 있다.

현재까지는 `반쪽 스마트러닝`인 점도 아픈 부분이다. 청담러닝SKT와 제휴하는 통에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콘텐츠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아이폰에서는 매번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야 한다. 잉글리쉬 빈 같은 월 정액제 프로그램은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경쟁업체들이 유사한 상품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청담러닝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여겼다. 좋은 상품이 많이 쏟아져 나와야 시장과 수요자도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장 본부장은 "스마트러닝 상품을 더 많은 업체가 더 많이 쏟아내야 사람들도 `이게 진짜 대세구나`하고 느낀다"며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지만 결국 스마트러닝이 옳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