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하락폭 금융위기때보다 더 컸다
◆ 미국발 금융시장 후폭풍 ◆
8일 증시는 증시 관련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로 불명예스러운 기록이었다.
우선 장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40포인트나 떨어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낙폭이 컸다.
당초 사상 최대 낙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장에 따른 글로벌 신용위기가 확산됐던 2007년 8월 16일의 136.18포인트였다. 그 뒤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염려로 증시가 출렁거렸던 2008년 10월에 100포인트 이상 폭락일이 집중돼 리먼브러더스 사태 다음날인 16일 135.14포인트, 24일 124.14포인트, 10일 116.38포인트, 23일 106.09포인트 등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 하락폭뿐 아니라 5일간 하락한 지수폭도 역사적인 규모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가 5거래일간 302.86포인트(13.94%) 하락했다.
시가총액이 170조4906억원 줄어든 것이다.
짧은 기간에 떨어진 것을 따지면 2008년 금융위기 와중에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4거래일 동안 288포인트가 하락한 것보다 더 큰 폭이다.
코스닥시장은 더욱 극적이었다. 5거래일간 지수가 81.7포인트(15.01%) 떨어져 시총은 15조8990억원 감소했다. 코스닥은 장중 10% 넘게 하락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를 다시 겪는 듯한 착각을 줬다.
또 투자자의 공포감을 나타내는 공포지수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공포지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를 의미하는데 이날 장중 한때 45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코스닥 서킷브레이커와 코스피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발 미국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2001년 서킷브레이커제도가 코스닥에 도입된 이래 5번째다. 코스피 사이드카도 2009년 두 차례 발동된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가 1900선으로 하락하면서 기술적인 지지선도 무의미해졌다. 코스피는 올해 연중 최저점보다 훨씬 낮은 지난해 10월 수준 주가로 돌아갔다.
주식시장이 10개월 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코스닥은 6월 중순 이후 한 달 반 동안 오른 부분을 단 5거래일 만에 되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