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변동/경제흐름

우크라이나發 세계 곡물시장 요동

Qsoon만세 2010. 8. 12. 22:50

우크라이나發 세계 곡물시장 요동

러시아 이어 밀ㆍ보리 등 곡물수출 제한…가격도 급등

 

세계 곡물시장이 공급 부족으로 요동칠 전망이다. 가뭄과 산불로 생산량이 줄어든 각국이 수출제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전 세계 곡물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그에 따른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인상으로 인한 물가상승)이 현실화되고 있다.

러시아가 밀 수출을 금지한 가운데 세계 1위 보리 수출국이자 6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다음주 곡물 수출 제한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또 유럽 제2의 곡물 수출국인 독일도 올해 수확이 12%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국제 곡물시장에서 가격 상승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러시아에 이어 우크라이나도 수출 제한

=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11일(현지시간) 국내 곡물값 안정을 위해 밀을 비롯한 곡물 수출에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상한제는 밀에 우선 적용한 뒤 옥수수 등 기타 곡물로 점차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최종 결정은 다음주에 발표한다. 미콜라 프리사아누크 우크라이나 농림부 장관은 "오는 16일까지 곡물 생산회사, 수출업체들과 합의를 마무리지은 뒤 다음주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수출 상한선은 700만~800만t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량은 4800만t이었으며, 올해는 가뭄 피해로 4000만t이 예상되고 있다. 사료용 보리는 전 세계 거래량의 약 35%가 우크라이나산이다.

현재 곡물시장에서는 카자흐스탄 역시 곡물 수출 제한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3개국은 전 세계 밀 수출의 26%를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농업협동조합(DRV)은 올해 독일 곡물 수확량을 지난해보다 600만t 적은 4370만t으로 예상하면서 "지난달 폭염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독일 자체적으론 곡물 부족 사태를 맞지 않겠지만, "좋은 품질의 밀 수출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DRV는 전망했다.

◆ `곡물 파동` 재현되나

= 지난 6월 중순 이후 유럽 지역에서 밀값은 50% 뛰었다. 유럽에서 거래되는 밀 가격은 지난 6월 중순 t당 180달러 선이었지만 지금은 270달러를 웃돈다.

보리 가격은 지난 6월 중순 t당 90유로였지만 6주가 지난 최근에는 t당 210유로로 130% 상승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은행 이사는 "러시아를 필두로 한 수출 제한 움직임은 2007~2008년 전 세계적인 폭동을 일으켰던 곡물 파동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수출 금지를 한 국가 처지는 이해되지만 비축 확대와 곡물 가격 왜곡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초 당시 밀 가격은 t당 500달러를 넘기도 했다.

호주와 아르헨티나 등 기타 밀 생산국도 공급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큰 폭의 가격 인상이 가능한 상황이다.

미국 농무부(USDA)는 올해 전 세계 밀 수출 규모가 전년 대비 16%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사태가 악화되자 최근 세계은행은 수출 금지조치가 비생산적이라면서 각 수출국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아직 전 세계 밀 재고가 충분하다는 점을 들어 2007년 곡물 파동과는 다르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