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oon만세 2007. 10. 3. 20:40
[직장인 손자병법] 실패의 5가지 원인

쉽게 얻어지는 열매는 없다
조직 위해서는 냉철한 ‘이성’ 요구
개인 감정 조절해야 올바른 지도자
객관적인 상황 가늠하는 지혜 필요
  

때로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보다 실패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말해 주는 것이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준다.

타인의 실패담을 들으면서 적어도 나는 저런 상황에서 같은 실수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기 때문이다.

성공학이 있으면 실패학도 있을 수 있다. 어느 기업의 연구소에서는 실패한 다양한 사례들을 모으고 분석함으로써 실패의 원인을 미리 제거하는 기회로 활용한다고 한다.

손자병법에서도 치열한 전쟁터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5가지 습관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손자가 말하는 패배할 수밖에 없는 원인 5가지를 살펴보면 이렇다.

첫째, 전쟁터에서 죽기만을 각오하고 싸우면 실패한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것이 뭐가 나쁘냐고 할 수 있겠지만, 싸움은 오기와 자존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분석을 해 봐도 상대보다 전력이 월등히 약한데 오기와 자존심만 가지고 싸워 봤자 결국은 실패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하여 도저히 오기로 싸워도 이길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한 발 뒤로 물러서는 것이 지혜로운 자의 생존방식이라는 것이다.

둘째, 반대로 오직 살기만을 생각하고 싸워도 실패한다. 전쟁에서 오직 구차하게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싸운다면 역시 적에게 치욕스러운 포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결국 우리가 흔히 하는 ‘죽기 살기로 싸운다’라는 말은 감정을 자제 못하는 하수들의 전쟁 방식이라는 것이다. 때로는 목숨을 걸 때도 있고, 때로는 한 발 물러나 전세를 관망할 때도 있는 것이다.

무조건 직원들에게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한다고 윽박지르는 관리자는 이성적인 싸움을 할 수 있는 현명한 리더가 아니다.

셋째, 개인적인 분노를 못 이겨 급하게 재촉하면 실패한다. 자신의 분노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 승리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관리자가 자신의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팀원들에게 사사건건 재촉만 하고 윽박지르는 사람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전쟁에서 분노는 금물이다.

‘자신의 분노를 못 이겨 병사들을 적의 성으로 개미처럼 기어오르게 하면 병사들의 3분의 1을 잃을 것’이라며 손자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지도자의 어리석음을 비웃고 있다.

‘상대방이 분노하면 더욱 부추겨라! 상대방이 나를 깔보면 더욱 교만하게 하라!’ 병가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는 전술이다.

넷째, 절개와 고귀함만을 고집하면 실패한다. 자신의 명예와 자존심만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조직의 생사에는 관심이 없는 리더는 그가 고집하는 명예 때문에 도리어 치욕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예와 자존심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조직의 생존이다. 어떤 절개와 고귀함도 조직의 운명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다섯째, 작은 것에 집착하면 실패한다. 작은 인정주의에 잘못 빠지면 전체 조직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에서 자주 사용하는 ‘주졸보차’의 전술은 졸을 버리고 차를 보호한다는 뜻이다.

비록 아깝지만 졸을 포기하고 차를 살림으로써 조직을 승리로 이끈다는 전술이다. 조직의 생존이라는 대의를 위해 작은 것을 과감하게 포기할 줄 아는 냉철한 이성이 리더에게 필요한 것이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5가지 실패의 원인 분석은 적과 대치하여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는 야전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그러나 매일같이 벌어지는 직장에서의 치열한 생존 경쟁은 마치 야전을 방불케 한다. 싸워서 살아남는다는 것. 결코 쉽게 얻어지는 열매는 아니다.

글=박재희(중국철학 박사 taoy2k@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