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전후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
우리 군의 K-9 자주포 대응포격에 대한 북한군 피해는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군 관계자는 "무인항공기(UAV)와 정찰기 등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북측 피해를 조사하고 있지만 부상자 후송을 위한 응급차 움직임이라든가 의료물자 수송 상황은 아직까지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군 피해가 없는 것은 군당국이 북한의 해안포 도발에 대한 대응포격을 할 때 해안포를 표적으로 하지 않고 해안포 부대의 중대 막사를 겨냥해 타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이 대응사격으로 중대 막사를 겨냥한 이유는 우리측 대응무기였던 k-9 자주포가 `곡사 화기`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해안포는 단단한 지반에 뚫어놓은 갱도안에 위치하고 있다. 곡선을 그리면서 날아가는 K-9으로 공격하면 갱도 위 지면에서 폭발할 뿐 갱도 안까지 들어가 해안포를 직접 타격할 수 없다. 다른 군관계자는 "곡사화기로는 (갱도) 전면 구멍으로 포를 집어넣을 수 없다. (해안포 타격을 위해선) 정밀유도무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우리 군은 적 해안포 진지를 직접 타격해 무력화하는 방식보다, 막사나 주변 다른 시설을 공략해 해안포를 운용하는 인원을 전투불능 사태로 만듬으로써 해안포를 운용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택했던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해안포 공격 당시 북한의 해안포 운용 인력들은 모두 갱도 안에 위치한 해안포 인근에서 활동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 군이 공격한 것은 빈막사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한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차폐 등을 이용해 부상자를 후송해 피해가 관측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군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정보자산을 집중해서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 상황이) 더 파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23일 오후 170여발의 포격을 가했고 이 중 80여발이 연평도에, 90여발이 인근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우리측은 K-9으로 포격을 가한 적 무도 포진지에 50발, 개머리 포진지에 30발의 대응사격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군은 1차로 오후 2시34분부터 2시46분까지 150여발을 쐈고 이 중 60여발이 연평도에 떨어졌다. 이후 3시12분부터 3시29분까지 실시된 2차 사격에선 20여발이 모두 연평도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우리군 대응포격은 적의 해안포가 아닌 해안포부대 중대 막사를 겨냥해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군이 K-9 자주포로 대응포격을 할 때 북한군 해안포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 아니고 해안포 중대 막사를 표적으로 삼았다"며 "북한 해안포는 통상 갱도를 구축해서 사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군이 운영하고 있는 K-9 자주포로는 해안포를 직접 타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또 포격 도발 전후 북한군 활동과 관련해 "4군단의 해안포 및 장사정포 포병은 사격대응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고, 포 사격 도발 전 북창기지에서 이륙한 미그 23기 5대는 초계 비행 후 황주 비행장으로 전개해 대기 중"이라며 "해군 지대함 미사일이 전개됐고 함정이 전투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도발의도에 대해서는 "지난 12일 우라늄 농축 시설 전격 공개에 이어, 후계자 김정은의 지도능력을 과시하고 외부 긴장을 조성해 주민의 이탈을 막고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천안함 폭침 이후에도 한미의 전략적 인내가 계속되자 노골적 도발로 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 출석, "연평도에 K-9 자주포 6문이 들어가 있는데 추가 증강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전력 문제는 공격 양상이 바뀌어 새롭게 판단할 것"이라며 "(연평도 내)105㎜곡사포도 사거리가 짧아 150㎜ 자주포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임태우 기자 / 장재혁 기자 / 이유섭 기자]